2015년 10월
먼저 온 이레가 외로울까봐 잠실 어딘가 멀리가서 너를 데려왔어
경계하지않고, 너무나 순한 뽀시래기 모습의 널 보며 누나랑 형이랑 얼마나 이뻐했는지 알까?
이레 누나랑한테 승질도 안부리고 이레누나가 때려도 가만히 있던 네가
어느순간 부터 이레누나랑 자연스럽게 남매처럼 합사가 됐었고
조금씩 커가는 널 보면서 매일매일이 너무나 행복했어 이지야.
자려고 누우면 매일같이 형 위에 눕거나 슬쩍 옆에와서
등 붙이고 누워서 골골거리며 잠들고 그랬는데
형이랑 누나가 너무 모르기도 몰랐고,
내색하지않는 고양이 특성을 그냥 건강하다고만 생각했나봐
눈물이 자주 나는것도 그냥 약하게 태어나고
면역력이 낮다는 말에 ' 아~ 그런가보다 ' 하고 지냈는데
IBD일거 같다는 의사선생님말에
영양제와 약을먹고 케어가 가능하다는 그 말에
너무나 안일했나봐 형이
매일 출근시간에 캣폴에 올라가 피해있는것도
그냥 겁이 많아서, 높은곳을 좋아해서라고 생각했고
구토가 멈추고 점점 다시 살이 찌는게 당연히 낫고있는 과정이라 생각했는데 이지야
앞으로 한 10년만 더 같이 살자고 그랬는데 이지야 그치?
다시 건강해지고 있는 널 보며 너무 안심했나봐
당연히 아프지않고 잘 지내고있다고 생각했는데
너는 그게 아니었나봐
자꾸 살이빠지는 널 보며 스테로이드 치료가 잘못된걸까
아니면 용량이 낮아서 효과가 덜 한걸까 고민하기도 전에
음식을 안먹고, 점점 기력이 없어져가는 네게 약을 주고 사료를 먹이는 행동이
부담이 되진않았을까? 생각을 해
입원시키며 회복되면 다시 집에가서 치료하면서 잘 지내야지 생각했는데
형이랑 누나가 마음의 준비 할 시간도 안주고 그렇게 악화가 됐을까
고양이 입원실에있던 너가 중환자실로 옮겨졌다는 말에 심장이 얼마나 철렁하던지
울지 않으려했는데, 널 부르는데도 반응도없고 힘들어하는 널 보며 정말 많이 울었어
널 보낼 준비가 안됐는데, 보내줘야하나, 어떻게 해야하지 계속 생각이 들면서
눈물이 나더라 이지야.
불러도 반응도 없고, 수치도 나빠지는 널 보고있는게
집에 데려가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게
형이랑 누나는 자신이 없었어 너가 편한게 무엇일까 고민해봐도 더 아파하지 않게 하는게
형이 생각하기에는 최선이라 생각했고 후회는 없어 이지야
네게 마지막 인사를하고 널 만지고 쓰다듬고 뽀뽀해주는거 밖에 할수없는데
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, 그래도 너가 덜 고통스러워 하는게 제일이라 생각했으니까
형 원망하지말고 고양이별에서 아프지않게 편하게 뛰어놓고
재롱이형이랑, 너가 좋아하던 아빠랑 같이 있어!
9년간 못난 형이랑 같이 있어줘서 정말 고마웠어 이지야.
네 모습 아직 선명하고 울음소리, 냄새 다 안잊을꺼야.
사랑해 내 고양이 이지야.